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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유닛’ ‘믹스나인’, 그 누구보다 강한 간절함

더 빛날 그들을 위해


화제성은 덜하지만 간절함은 누구보다 크다. 누구보다 절실한 사람들이 모여 재기에 성공하기 위해 나섰다. 바로 JTBC ‘믹스나인’과 KBS2 ‘더유닛’ 이야기다.


믹스나인 포스터(왼쪽), 더유닛 포스터
믹스나인 포스터(왼쪽), 더유닛 포스터


프로듀스 101 시즌 1 (왼쪽), 프로듀스 101 시즌 2 (오른쪽)
프로듀스 101 시즌 1 (왼쪽), 프로듀스 101 시즌 2 (오른쪽)

Mnet에서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만들어진 I.O.I와 워너원(Wanna One)이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아이오아이는 대중성을 잡는데 성공했다. 워너원의 팬덤은 막강하다. 그리고 이 방송들이 끝난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믹스나인’과 ‘더유닛’이 대표적인 예이다.


‘믹스나인’은 YG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과 ‘프로듀스 101’을 만들었던 한동철 PD의 합작이라는 이야기에 굉장한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직접 기획사를 찾아가서 양현석이 연습생들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빅뱅, 2NE1,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등을 발굴했던 그였기에 기대는 더해졌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지금 ‘믹스나인’의 시청률은 0%대에 머무르고 있다. 화제성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방송 초반에는 양현석의 독설이 문제가 됐다. 한 여자 연습생에게 나이를 지적한 것이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렇게 ‘믹스나인’은 초반 논란으로 이름을 알리다 지금은 그것마저 신통치 않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믹스나인’에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나 SBS ‘K팝스타’에 나왔던 연습생들이나 타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몇 번 비췄던 연습생, 심지어 데뷔를 한 아이돌들도 나온다. 

우진영 (왼쪽부터), 크나큰 박승준, 우태운
우진영 (왼쪽부터), 크나큰 박승준, 우태운
신류진 (왼쪽), 이수민
신류진 (왼쪽), 이수민

반가운 얼굴들이다. 우진영(해피페이스), 이수민(페이브), 그룹 크나큰, 온앤오프, 그리고 블락비 지코의 형이자 래퍼 우태운등이다. 이들의 존재감은 빛을 발한다. 실력이 뛰어나기에 무대를 잘해간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팬덤도 있기 때문에 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들의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왜 하필 ‘믹스나인’이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믹스나인’에서는 수많은 경연들이 진행됐다. 그중 2PM ‘우리집’, 가인 ‘Paradise Lost’, 동방신기 ‘Love in the ice’ 등의 무대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동방신기의 ‘Love in the ice’를 불렀던 당시 팀원들은 전원합격이라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화제는 되지 않았다. 아마 ‘프로듀스 101’이었다면 직캠이 유튜브나 네이버 TV 채널에서 상위권에 올라가고 팬덤이 구축되고 순위가 반등되지 않았을까? 참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도대체 왜 ‘믹스나인’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했을까?


첫 번째는 바로 양현석이다. 앞서 말했듯이 ‘믹스나인’은 양현석이 직접 70여개의 기획사를 찾아가서 연습생들을 선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스타를 발굴해내는 ‘눈’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네티즌들의 반응도 ‘양현석이 사람 보는 눈은 좋으니까’라는 것이 주를 이뤘다. 여기서 ‘믹스나인’ 제작진이 간과한 점이 드러난다. 바로 대중들은 양현석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전보다 수준이 높아졌기에 대중들, 시청자들도 무대를 잘했다/못했다, 이 점이 좋았다/나빴다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전문적이고 심도 높은 토론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연습생들을 보면서 저 친구가 미래에 잘 되겠다/안되겠다는 판단을 섣불리 내리기는 쉽지 않다. 

양현석은 ‘합격’ ‘불합격’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해서 결정했다. 그 이유를 설명했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자칫하면 ‘그냥 YG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다.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이 필요했다. 왜 저 친구는 붙였는데 이 친구는 떨어졌는가, 그의 주관적 기준에 바탕을 뒀다고는 하지만 객관적 기준이 어느정도는 필요했다. 시청자들을 납득시켜야 볼 ‘맛’이 나지 않겠는가. 위에 있는 “배제하고 싶어요”라는 말은 그가 한 번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람들은 다시 뽑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라는 것을 설명해줘야했다. 불친절했다.

두 번째는 방송의 지루함이다. 첫 번째 문제는 어떻게 넘겼다. 기획자인데 알아서 잘 뽑았겠지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믹스나인’ 본 방송을 한번 볼까. 소년, 소녀 참가자들이 나와서 무대를 꾸민다. 그에 앞서 팀이 결성되고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퍼포먼스를 준비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심사가 진행된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재미를 찾을 수 있겠냐 하겠지만 그것도 편집이나 요소들을 찾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연습생들간의 친밀도를 보여준다거나 갈등을 보여주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는 ‘스토리’들을 말이다. ‘프로듀스 101’에서는 소위 ‘악마의 편집’이라는 것이 있었다. ‘악마의 편집’을 해야 된다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렇게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들고 자리에 앉아 시청할 수 있는 흥미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믹스나인’의 순위 발표식도 문제가 있다. 2시간동안의 방송에서는 순위 발표식’만’ 진행된다. 사실 그 순위 발표식이라는 것, 정말 마음만 먹으면 30분도 안되서 모든 참가자들의 탈락 여부를 발표하고 1위를 호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한 팀씩 무대에 올라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된다. 그렇지만 이 긴장감은 곧 지루함으로 바뀐다.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중간 중간 다른 VCR을 틀거나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요소들을 넣었다. 체력장, 몰래카메라, 개별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가 그것이다. ‘믹스나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연습생들이 자신의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미 데뷔한 가수들이 무대를 잊지 못해 모습을 드러낸 프로그램도 있다. ‘더유닛’은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를 모토로 했다. 참가조건도 이미 데뷔했던 ‘아이돌’이나 ‘가수’였다. 이를 조건으로 했기 때문에 우리가 어디선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사람들이 등장했다. 티아라 전 멤버 한아름, 에이프릴 전 멤버 이현주, 데이식스 전 멤버 임준혁, 백퍼센트, 마이네임, 멜로디데이, 스피카 전 멤버 양지원, 보이프렌드 동현 등이 출연했다. 특히 핫샷의 김티모테오와 고호정의 출연은 단연 화제였다. 선배 멘토였던 태민과 김티모테오의 인연때문이었다. 실제로 ‘더유닛’은 핫샷이 무대에 올랐을 때 태민이 눈물을 흘린 장면을 여러번 반복해서 내보냈을 정도였다.

이렇게 이들은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는 입을 모아 말했다. “이거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더라고요”라고. 

특히 빅스타 래환의 무대는 보는 이들을 울렸다. 그의 간절함에 선배 멘토 현아와 조현아는 “이렇게 진정성 있는 무대인데 우리가 판단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평했다.


말 그대로 정말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이루어진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연습과정에서는 “다시 한 번 잘해보자”라는 이야기가 아주 많이 등장한다. 물론 이름이 잊혀져가는 현실을 직시할 줄도 안다.

헬로비너스 전 멤버였던 윤조는 1위로 올라가서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팀원들에게 “멜로디데이? 사람들 아마 모를걸?” “다이아? 다이아하면 정채연밖에 모르잖아”라며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이렇게 이름이 잊혀져가는 것이 두렵고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없을까 걱정했던 이들은 매 무대 최선을 다한다. 최근 방송에서는 셀프 프로듀싱 미션이 진행됐다. 팀원들이 직접 노래를 선곡하고 무대의 구성을 정하는 것이었다. Zedd의 ‘Stay’와 빅스의 ‘사슬’을 불렀던 유닛 검정의 무대, 부모님에게 그리고 꿈을 잃지 말자고 자신에게 다짐하는 가사로 방탄소년단의 ‘Butterfly’를 소화해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유닛 주황의 무대가 많은 호응을 얻었다. 

유닛 검정
유닛 검정
유닛 주황
유닛 주황

투표도 나름 치열하다. 남자는 유키스의 준, 보이프렌드 동현, 핫샷 김티모테오가 상위권에서 다투고 있다. 소나무 의진, 양지원은 여자 상위권 멤버들이다. ‘더유닛’ 출연자 일부는 연말에는 ‘가요대축제’ ‘연예대상’의 축하무대에 올랐다. 같은 방송사에서 진행됐던 비의 컴백쇼에서는 1등팀이 무대에 올라 같이 호흡을 맞췄다. 이처럼 ‘믹스나인’보다는 ‘더유닛’이 조금 더 노출이 많이 되고 있다. 화제성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더유닛’의 문제점을 살펴보기 이전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SBS에서 진행됐던 ‘K팝스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net ‘슈퍼스타K’ 등은 매 회마다 공개됐던 무대가 주목을 받았다. 음원 역시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시즌이 진행되자 시청자들은 이를 지겨워하기 시작했다. ‘K팝스타’는 시즌1의 우승자 박지민, 준우승자 이하이. 시즌2 우승자인 악동뮤지션까지를 기억한다. 시즌3 이후의 낙준(버나드박), 케이티김, 보이프렌드는 잘 모른다. ‘슈퍼스타K’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티스트들, 김예림이나 울랄라세션, 강승윤, 존박, 허각, 장재인 등은 모두 초반에 나왔던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진행됐던 ‘슈퍼스타K 7’의 우승자의 이름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대답할 수 있는가?


그리고 2017년 가장 화제였다고 할 수 있는 ‘프로듀스 101’은 ‘국민 프로듀서’ 제도를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한 것이다. 투표를 해서 순위권에 올려놓으면 어마어마한 지원 속에 데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비난 여론이 강했다. 일본 아이돌 시스템을 가져오냐는 비판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하고 메인곡이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다. 투표 역시 과열 양상을 띠었다. 특히 남자 연습생 101명이 출연했던 시즌2는 더했다. 

프로듀스48
프로듀스48

이어 지난 12월에 열렀던 ‘2017 MAMA’에서 ‘프로듀스 101 시즌3’라고 볼 수 있는 ‘프로듀스 48’의 광고가 공개됐다. 반응은 냉담했다. 가장 주를 이뤘던 반응은 바로 “또?”였다.

이 “또?”라는 한 글자에는 왜 ‘더유닛’과 ‘믹스나인’이 많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지 궁극적인 이유가 담겨있다. 지겨운 것이다. 더이상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는데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아이돌 판은 이미 포화 상태가 됐다. 그래서 ‘더유닛’과 ‘믹스나인’은 새로운 시청자들을 공략해야했다. 기존의 아이돌 팬들이 아니라 대중들의 유입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둘 다 모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렸다. 물론 반등의 기회는 충분할 수도 있다. 방송을 통해 많이 노출이 되는 ‘더유닛’과 연습생임에도 높은 수준의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있는 ‘믹스나인’.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이들이 ‘지겨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수식어를 던지고 새롭게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희망을 걸기에는 낮은 시청률과 화제성이 그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 모두 관심도는 떨어졌고 화제성 역시 동반 추락했다. 남는 건 간절함과 절실함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무대에 임했던 연습생들와 가수들밖에 없었다.

임팩트 웅재
임팩트 웅재

“사람마다 빛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두 다 기회는 오는 거고. 그냥 이 순간이 누군가가 더 빛나서 덜 빛나는 것 뿐이지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유닛’에 나오는 그룹 임팩트의 웅재가 자신의 진심을 담은 가사를 랩으로 옮기며 이런 말을 했다. 화제성, 시청률.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다.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사람 앞에 숫자를 매기는 것은 잔인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저 행복하기 위해, 잘하는 것을 하기 위해 그래서 4분의 무대에 오르는 그들이다. 눈물과 땀을 흘리는 그들이 더 멋진 날개를 달고 날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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